박태준 "한국기업들 中에 다 뺏길 것"   
  
한강의 기적을 만든 '철의 사나이'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

매일경제는 건국 60주년을 앞두고 지난 23일 서울 파이낸스센터 사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여든을 훌쩍 넘긴 나이를 감안해 당초에는 30분 정도만 하기로 했던 인터뷰 시간이 두 시간 넘게 이어졌지만 박 명예회장은 단 한 번도 자리에서 일어서거나 쉬자는 소리를 하지 않을 정도로 타고난 건강을 과시했다.

그의 사무실 한쪽 벽은 온통 인도와 중국, 베트남 지도로 가득했다. 박 명예회장은 최근 중국 상하이에 갔다가 느낀 소감을 꺼내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그는 "가끔 중국에 가는데 대단히 걱정스럽다. 웬만하면 다 (중국에) 뺏길 것이란 생각이 든다. 대중국 전략을 어떻게 하느냐가 아주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명예회장은 "방대한 경제가 바로 옆에서 저렇게 뛰고 있는데 우리에겐 얼마나 좋은 기회냐"며 "중국을 잘 파악하고 활용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는 것 같아 굉장히 아쉽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저러다 훌쩍 달아나 버리면 다시는 이런 기회가 오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 명예회장은 "인도도 정신을 차렸다. 중남미는 성장하다가 주춤하더니 고꾸라졌고. 이제 한국이 어떤 상황인지 잘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선진화를 서둘러야 한다. 우리가 발전해서 스스로 역량을 가지지 못하면 주변의 중국이나 러시아와 같은 강국들이 마음대로 해버릴 수 있다. 한반도 전체가 지금보다 더 불행해질 수 있다는 점을 잘 알아야 하는데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박 명예회장은 모든 것에서 일류가 돼야 한다고 누누이 강조했다. 그래야 한국이 살아남을 수 있고 주변 강국에 휘둘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977년 포항제철소에서 공사가 80% 진행됐던 발전송풍설비 콘크리트 구조물을 완전히 폭파시킨 적이 있다"며 "연산 550만t 체제로 접어들면서 생겨난 자신감이 정신적 해이로 이어져 부실공사가 발견됐다"고 회고했다.

박 명예회장은 "난 당시 책임자들을 다 불러모아 폭파식을 거행했다. 포스코 사전에 부실공사라는 말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을 선언한 것이다. 뭐든지 절대 일류가 돼야 한다는 게 내 인생 살아가는 데 정신적인 요소였다"고 말했다.

박 명예회장은 한국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에게도 따끔한 소리를 했다.

그는 "CEO는 시간만 나면 외국에 직접 나가서 보고 느껴야 한다. 지휘자는 책임이 크다. 가만히 앉아서 보고나 받고 밥만 먹는 건 쉽다. 부지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래야 5~6년 앞을 내다보면서 세계 판도에 대한 스스로의 복안도 가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재현 부국장 겸 산업부장 / 송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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