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밀레니엄 프로젝트가 한국개발연구원(KDI) 도움을 얻어 실시한 2017년 한국 경제ㆍ사회상에 대한 예측조사 결과는 그다지 밝지 않다. 일부 지표는 암울하기까지 하다. 2017년 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잘하면 3만 달러에 이르겠지만 최악의 경우 2만1000달러에 그칠 수도 있다는 전망부터 그렇다.


작년 원화 강세에 힘입어 처음으로 1인당 GDP 2만 달러 고지에 올랐던 우리는 올해 원화가치가 떨어지면서 그마저도 지킬 수 없을까봐 불안해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잘못하면 10년 동안 국민소득이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 것은 충격이다. 10년 안에 1인당 소득 4만 달러로 세계 7위 경제 강국이 되겠다는 이명박 정부나 2030년까지 1인당 소득을 4만9000달러로 끌어올리고 국가경쟁력과 삶의 질에서 세계 10위권에 들겠다는 참여정부의 장밋빛 비전을 들어온 우리로서는 유엔의 암울한 전망이 더욱 당혹스럽다.


전문가들은 한국 여성 1명이 평생 낳는 아이가 1.13명에서 1명으로 더 줄어들어 인구 고령화 문제가 더욱 심각해지고, 소득 양극화와 노사 갈등도 더 악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저임금 일자리의 10%가 외국으로 빠져나가고, 에너지 가격이 두 배로 뛰며, 외환위기나 무역전쟁과 같은 충격이 나타날 수도 있다는 부정적 전망도 많았다.


물론 남북한 교역과 수출이 급증하고 실업률이 낮아지는 것을 비롯해 밝은 전망도 있다. 부정적인 전망이 반드시 맞아떨어지리라고 예단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이번 유엔 전망은 우리 사회가 장밋빛 비전과 막연한 낙관론에만 젖어 있으면 언제든지 급격한 위기에 빠져들 수 있으며 오랫동안 활력을 잃고 정체될 수도 있음을 일깨워주는 심각한 경고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우리 사회가 정체와 위기의 길로 가고 있다면 지금이라도 과감하게 진로를 바꿀 필요가 있다. 정치권은 눈앞의 당리당략에 매몰되지 말고 진정한 사회통합을 이룰 수 있는 리더십을 되찾아야 한다. 정부와 기업은 급격한 변화의 소용돌이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근본적인 구조 개혁에 나서야 하며, 가계와 근로자도 끊임없는 자기혁신으로 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키워야 할 것이다.


[2008년 8월 29일자 매일경제]